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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리뷰&후기

아이티윌 후기 3편

by GangDev 2024. 3. 30.

 

저번 편에서는 수강생과 강사 스타일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학원 수업 내용에 관련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전체적인 커리큘럼 순서는 java 기본 문법부터 시작해서 html, css, js, jsp, spring, springboot 순으로, 하루 8시간 - 월화수목금 이렇게 6개월 동안 배웠다.

끝난 후에 복기해 보니,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들이 여기저기 보여서 아쉬움이 많았다.

수업 특징과 곁들여서 설명하자면, 수업 일정이 타이트한 편이다.
백엔드만 6개월 다뤄도 모자랄 판에 프론트까지 포함한 풀스택으로 배우는 거다.
어떤지 감이 오려나 모르겠다.
게다가 프로젝트 기간을 빼면 대략 3개월 만에 저 모든 과정을 다 배워야 한다.
(내가 생각했을 때 진짜 제대로 배우려면 CS까지 포함해서 2년 동안 아침부터 밤까지 붙잡고 있어야 한다. 그러니 독학할 생각이 있다면 최소 1년은 독하게 할 각오하자. 소요 기간은 재능에 달려 있다!)

이 정도면 대충 수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감이 오지 않으려나 싶다.
그냥 문제집 뒤에 있는 요점 정리 노트 마냥 딱딱 핵심 부분만 집어주고 넘어가는 식이다.
세부적인 파트? 충분한 실습? 그렇게 하면 진도 제 시간에 못 끝낸다.
심지어 책의 일정 부분은 생략하고 진행하는 데도 전체 커리큘럼을 다 마치기 힘들 정도로 양이 방대하다.
상황이 이러한데 처음 듣는 수강생 입장에서는 어떻겠는가?
진도 한번 놓치면 그대로 die.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어느순간 혼자 공부하거나 다른 강의를 틀어놓은 채 흑화하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수업이 정식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바짝 준비하는 게 좋다. 아니, 거의 무조건 그래야 한다.
그 이유로, 사전에 준비하는 기간이 길면 길수록 본 수업 때 뒤쳐지지 않을 확률이 커진다.
수업을 못 따라간다는 것은 이해속도가 수업속도보다 느리다는 소리인데, 하루 8시간에 달하는 수업 양은 저녁에 남아서 하는 정도로는 따라잡기 쉽지 않다.
당장 복습과 예습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밀리면 끊임없이 밀린다.

나 같은 경우엔, 자바와 기본 html-css-js를 배울 때까지는 괜찮았다.
수업 전에 미리 공부해놨던 파트여서 여유까지 있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웹이 시작되는 jsp부터 문제가 생겼다.
처음 배우는 웹 원리-개념이 생소해서 익숙해지는 데까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감 잡기 전까지는, 빠르게 흘러가는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었고 말이다.
이때 servlet 등의 개념을 대충 배우고 넘기는 바람에 그다음 단계인 spring 배울 때도 많이 애먹을 수밖에 없었다.

내 사례에서 보듯이, 어디에서 막힐지 개인마다 다르지만 단계별로 난관이 있는 편이다.
(예를 들면, 자바를 배울 때는 반복문, 상속-인터페이스 개념 등을 처음 접하면 헷갈릴 수 있다. 해결책으론, 책을 전체적으로 여러 번 보도록 하자. IT책들은 전후 관련이 적은 백과사전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런 책들은 순서대로 읽는다고 한들 바로 이해되는 것들이 아니다. 막연하게 다가오는 개념들은, 책을 한번 전체적으로 통독한 후 다시 처음부터 읽어야 비로소 입체적으로 이해될 것이다. 그러니 처음 보고선 이해 안 된다고 낙담하지 말자.)
(이 원리는 학원 다니기 전에 예습해야 하는 이유와도 상관 있다. 한번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훑고 나서 다시 java 책을 보면 '아!'하고 깨달음을 얻는다.)
(핵심은 포기하지 않는 것...)
6개월 동안 막힘 없이 순탄하게 갈 수야 있지만, 그런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 정도 재능이 있으면 애초에 국비 학원을 다닐 필요가 없다.
독학으로 해도 금방 끝낼 테고 몇년 내에 웬만한 범인들은 뛰어넘을 재능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본적으로 중간에 막힐 것까지 계산해서 시간을 넉넉히 분배하자.)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권장하는 예습 범위는 아래와 같다.

spring까지(js 포함) 전체적으로 한번 내용 훑을 것.
spring을 이용해서 간단한 프로젝트 만들어 볼 것.
(끝까지 완성하지 않아도 OK. 프로젝트 하면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리하여 자각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모르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수업에 들어가면 더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렇게 반문할 수 있다.
배우려고 학원가는 건데 미리 공부해오라니?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란 말인가?
(그렇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해서 그냥 기본만 대충 훑고 들어갔다... 그리고 대가리 박살 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고...)

이유를 설명하자면, 수업은 진도가 기본적으로 빠르게 나간다.
예습을 하지 않으면 수업 진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말이다.
(그렇다고 머리가 똑똑한 경우에는 애초에 국비 학원을 다닐 리 없을 테니 제외한다.)
거기에다가 빠른 수업 속도만큼 내용도 디테일하게 파고들기보다는 요점 정리 식으로 짚어만 주고 넘어간다.
이 요점 정리 방식의 특징이, 내용을 한번이라도 훑어본 놈한테 가장 좋다.
아마 수업 들으면서 "아 그게 이 내용이었구나. 이게 이렇게도 되는구나!" 하며 무릎을 탁 치는 깨달음을 얻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그와 반대로 예습하지 못한 놈은 그 깨달음의 기회를 전부 놓쳐버린 채 그저 멍때리며 지나갈 것이다.
깨닫는 데 필요한 기본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강사님이 길게 풀어서 설명해주기엔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보통 스킵한다.
(위에서 이미 말한 내용과 중복된 것 같다고? 그만큼 중요하기에 다시 강조하는 차원에서 하는 말이다! (쓰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렇게 허송세월 지나다 보면, 돌머리가 아닌 이상, 학원에서 수업해 준 내용이 생각보다 알짜배기가 많았다는 것을 슬그머니 깨닫는다.
하지만 대충 들은 자신을 탓하기엔 여태껏 나름 고생했던 6개월 간의 노력을 부정하는 것과도 같아서, 그냥 학원 수업이 마냥 쓰레기고 비효율적이라는 소리를 인터넷에서 내뱉는 것 같다. 아님 말고~)
(그래서 필자는 6개월 지옥철을 부정하기 않기 위해 학원을 욕하진 않는다. 흠흠)

주저리주저리 쓰다 보니 내용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그래도 이렇게 열심히 쓴 만큼, 읽는 사람들에게 예습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심어주지 않았을까 싶다.

여기에서 이만 이야기를 한 박자 쉬도록 하고, 다음 편에도 이어서 수업에 관한 얘기와 팁을 풀어놓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