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함에 있어 필요한 것이 있다.
인성이니 뭐니 하는 것들은 개인사인 관계로 제외하고, 외부에서 인력적인 영향을 받아 변화시킬 수 있는 것들 중 대표를 뽑으라면, 바로 배움에서 얻는 지식이 아닐까 싶다.
학습을 통해 쌓은 체계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구인 공고를 내는 회사는 구인하는 포지션에 적합한 지식을 갖추기 원하고, 구직자는 독학-수업 등 여러 수단을 통해 그에 걸맞은 지식을 갖추려 노력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파고들자면, 지식을 얻기 위해선 크게 독학과 수업, 이렇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눠진다.
배움에 있어서 왕도는 없다고 하지만, 시간적 한계로 인해 우리는 어느 하나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독학과 수업, 둘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까.
이상적으로는 독학을 하는 게 맞다.
학원을 다닐 시 이동하면서 불가피하게 소모되는 시간-체력부터, 개개인에 최적화되지 못한 진도와 학원 환경의 불편함 등이 있기 마련이다.
학원 대신 독학을 하게 된다면, 밖에서 돌아다닐 필요 없이 집에서 온전히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할 수 있고, 더 좋은 컴퓨터와 편안-조용한 환경 등 여러 장점이 툭툭 튀어나온다.
그러나 이 모든 단점을 감안하면서도 내가 독학이 아닌 학원을 택하게 된 원인은 다름 아닌 나에게 있었다.
사람이란 인생을 살면서 흘러가는 세월을 따라 족적을 남기기 마련.
막 살던 20대 후반의 꼬리표엔 언젠가부터 아래와 같은 평이 달렸다.
-무엇이든 곧잘 하나 끈기가 없다
처음엔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처음 할 때 파바박 일을 끝내면 되지 않을까란 치기 어린 생각이 주관이기도 했고.
그리고 이 악습관은 점점 내 앞길을 가로막기 시작했다.
처음엔 돌멩이에 불과했던 걸림돌이어서 별로 신경쓰지 않고 방관했던 것이, 정신 차려보니 밀어도 꿈쩍 않는 바위로 변해버린 것이다.
결국 걸림돌을 혼자서 치우기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인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외부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일단 적어도 환경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다.
집에서 컴퓨터로 작업하면 너무 편한 환경이어서, 계속 허튼 짓을 하기 일쑤였다.
실질적으로 놀지 않더라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소모되는 정신력 또한 적지 않았다. (그래서 내 할 일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었다)
자제력이 부족한 나를 다소 불편한 환경에 가둬서 통제할 필요성을 느꼈기에, 집이 아닌 다른 환경을 택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집밖을 나오면서 생기는 문제점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money, 돈이었다.
밖을 나오면 필연적으로 돈을 쓰기 마련이다, 그것도 빠른 속도로 말이다.
카페를 가더라도 한 타임에 4천 원으로, 오전-오후 두 타임으로 하면 8천 원, 30일 매일 간다고 했을 시에 24만 원이란 돈이 빠져나간다.
카페가 아닌 스터디카페를 가더라도 한달 정기권으로 12만 원가량이 계속 빠져나간다.
행동반경을 더 넓힌다면 여기에 점심밥값 등도 추가된다.
군대처럼 언제까지 버티면 된다는 기약이 있다면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내 취업활동이 언제 끝날지는 나도 모르고 친지도 모르고, 온 세상이 모른다.
그래서 무작정 돈을 쓰기보단, 좀 더 효율적인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러던 와중에 발견한 것이 국민취업지원제도와 나라배움카드를 통한 직업훈련이었다.
나라에서 훈련장려금 등의 명목으로 소정의 생계비도 지원해줬기에 나는 별다른 고민 않고 바로 신청했다.
국취제 절차를 일사천리로 밟는 한편, 다닐 학원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얻었는데, 여러 괴담이 난무했다.
퀄리티가 형편없으니 학원을 다니면서 시간을 뺏길바에 혼자 공부하라는 의견이 주였다.
물론 이론적으론 독학이 낫겠지만, 현실은 내가 위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내게는' 학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면 어떤 학원이 나을까?
6개월이란 짧지 않은 세월을 고려하면, 학원 선정에 있어서 신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사는 서울에는 수많은 학원들이 있었는데, 이 중에 후보군을 고르는 데에 있어서 아래 사이트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직리니서처: https://bootcamp-analyzer.binarycraft.studio/
홈페이지의 설명에 따르면, "국비 지원 직업 훈련 현직 학원 강사가 예비 수강생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기 위해 hrd-net 사이트 정보 수집 및 수강평(후기) AI 분석하여 통계량 제공" 관련하여 사이트를 제작하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내가 중점으로 본 것은, 수강생의 후기 평과 종합 점수, 그리고 그 종합 점수에 신뢰를 줄 정도로 후기평이 쌓였는지 여부였다.
집-학원 간 거리는, 서울에만 있다면 강북이든 강남이든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학원 퀄리티만 좋다면 더 멀더라도 다닐 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필터링된 학원 후보군은 3군데였다.
신촌에 위치한 학원, 왕십리 쪽에 위치한 학원, 강남역에 위치한 학원.
신촌-왕십리-강남역 순으로 상담을 순회했고, 최종적으로 강남역에 있는 "아이티윌"(itwill)이란 학원을 택했다.
그 이유로 신촌에 있는 학원의 경우, 커리큘럼에 인공지능-빅데이터가 들어갔는데, 6개월-8개월 과정을 하면서 자바부터 자바스크립트, 파이썬, 인공지능-빅데이터까지 골고루 다루기엔 어려워 보였다.
왕십리에 있는 학원의 경우, 학원 시설과 규모가 작은 데다가 강사도 한 사람이 아닌 세 사람이 맡아서 한 게 마음에 안 들었다.
물론 한 사람과 두 사람 이상이 맡아서 하는 경우 모두 장단점이 있겠지만, 나는 한 사람이 안정성 있게 가르치는 것을 선호했기에 왕십리 쪽 학원도 제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남은 곳은 강남역에 있는 아이티윌이었다.
아이티윌은 일단 겉으로 보이는 학원 시설도 깔끔했고,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으면 운영할 수 없을 정도로 진행하는 훈련과정과 수강생들의 규모가 컸다.
(대형 모니터가 달려 있어서 팀프로젝트 시 팀원들과 회의하기 좋은 프로젝트실 2곳 마련된 것도 플러스 점수)
상담은 부원장님과 했는데, 부원장님이 신촌과 왕십리에 있는 학원들과 비교하면서 아이티윌이 왜 좋은지 분석해 주었고, 나도 전반적으로 수긍하였기에 아이티윌에서 훈련 과정을 듣기로 결정하였다.
(부원장님이 주로 상담을 맡으셔서 그런지 말솜씨가 상당하셨다)

내가 듣고자 하는 과정은 자바 과정이었고, 가까운 시일 내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반에 배정되었다.
반을 주도하는 강사님으론 오정훈 강사님이 배치되었는데, 직리니서처에서는 대체적으로 평이 괜찮았다.
질문을 잘 받아주고 공부하는 분위기를 형성해준다는 점이 포인트였다.
강사마다 강의 스타일이 있고, 강의 스타일마다 맞는 수강생 스타일이 있기 마련인데, 나는 너무 소극적이거나 너무 열성적인 것보단 어느 정도 평탄한 흐름의 스타일을 선호하였다.
국비 과정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은 것도 있고, 공부하는 환경만 조성해 준다면 나머지는 내가 어떻게든 할 수 있다는 마인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결점이 없어 보이는 오정훈 강사님 주도의 자바 훈련 과정을 수강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하여 23년 9월 7일, 답답한 현생의 축을 바꾸고자 등록한, 국비 훈련이란 6개월 여정의 막이 오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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