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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국비과정 수료 일주일 전, 블로그 재출발(240226 - 240303 주간회고)

by GangDev 2024. 3. 5.

 

추위가 걷히고 따스함이 들이차는 나날이 다가왔다.
그동안 정신없이 모니터만 보고 살다가, 이제 한숨 돌릴 만해서 고개를 들어보니, 화창한 날씨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블로그.
정말 뜬금없이 블로그가 생각나는 게 아닌가.

왜 블로그가 생각났을까...?

블로그라고 하면, 전에도 쓴 적이 있다.
원래 국비과정 초중반인 3-4개월 전에 좀 하다가, 팀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바빠지는 바람에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
어쩌면 계속 미뤄왔기 때문에 내심 '블로그 연재해야 할텐데...' 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을 수도 있겠다.

원인이야 어찌됐든,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기엔 지금이 적기 아닐까.
국비과정도 수료하기까지 일주일 남았고, 팀프로젝트도 내 몫은 끝났고, 다음 할 일의 준비 기간인 만큼, 다시 시작한다는 명분으로는 충분하다.

아니, 명분이고 자시고 그냥 다시 하고 싶어서 다시 시작한다.
괜히 장엄하게 굴었다가 지키지도 못할 말 주워담지도 못하는 어중간한 상황 만들기도 싫고.

그래, 그냥 하면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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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1일 수료하기까지 일주일 남았다.
6개월 과정 동안 적지 않은 내용을 배웠다.
중간에 그만둘까 고민도 많이 했는데, 어찌저찌 우여곡절 끝에 여기까지 왔다.
남들이 보기엔 별일 아닌 것처럼 생각할 순 있어도, 내 인생에 있어서는 중요한 반환점이지 않을까 싶다.
왜 그렇냐면, 여태껏 무슨 일을 할 때마다 끝까지 한 적이 없어서다.
뭐든지 시도 자체는 좋고, 초반 진척도 수월했지만, 항상 그놈의 끈기가 부족한 나머지, 도중에 그만두기를 반복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도망치고 회피하기만 하다 보니, 어느덧 내 자신감은 볼품없이 쪼그라든 깡통으로 변해 있었다.
내 자신을 의심하는 나날도 계속되어 우울증도 와버렸다.

그렇게 뭐, 학교를 마친 것도, 뭔가를 이룬 것도 없이 나이만 29살 먹은 백수가 되어버렸다.
집에 박혀서 게임만 하고 아침에 잘 때는 현자타임에 우울증만 심해지는 나날이 계속되었고, 이러다 진짜 인생 x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일단 집에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밖에서 뭔가를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그래서 찾은 것이 국민취업지원제도였다.
낭떠러지에 떨어지기 직전인 나 같은 놈들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인데, 6개월 동안 50만원씩 지원받으면서 취업을 하든, 직업훈련을 받는 시스템이다.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눈 질끈 감고 신청했다.
그리고 고민할 때마다 그냥 숨 크게 쉬고 앞으로 나아갔다.
우당탕탕 과정이 진행되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국비과정을 마무리하는 단계까지 와버렸다.

삐쩍마른 몸도, 없는 돈 쪼개서 학원 앞 헬스장까지 끊고 다녀서 그런지, 전보단 훨씬 나아졌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힘들거나 부정적인 생각이 들더라도, 어차피 시간은 지나가고, 자고 일어나면 생각이나 마음은 바뀔 수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바로 포기하지 말고 좀 더 해보면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깨달았다.

나에게 늘 부족했던 끈기가 생긴 것이다.

국비 과정 자체가 워낙 원성이 자자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만족했다.
학원 커리큘럼이나 수업 질도 생각보다 괜찮았고, 무엇보다 내가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들어오는 일상을 반복하면서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는 게 컸다.
사람이 무언가를 하는 데에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환경도 받쳐줘야 한다는 것도 느끼고 말이다.

물론, 국비과정에서 가장 좋은 결과인 취업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그래도 지금은 취업 그 자체가 처음 생각했던 것만큼 어렵게 다가오지 않았다.
계속 고민하고 준비하다 보니 돌파구가 조금씩 보였기 때문이다.
그 길이 쉽다는 건 아니지만,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 내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결론적으로, 뭔가 살면서 원동력을 얻었다고 하는 게 더 나은 표현일 수도 있겠다...
마음이 여유로워지면서 불안으로 좁혀졌던 시야도 넓어졌고, 그동안 못 봤거나 허투루 봤던 것들도 좀 더 입체적으로, 제대로 보게 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뭔가 열심히 해서 무언가 이뤄내고 싶은 마음이 계속 일었다.
영어로 에너자틱하다는 게 이런 느낌일지도?
비록 몸은 좀 고되더라도 정신 자체는 영롱하다는 느낌이 요즘따라 계속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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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일정은, 취업 준비하면서, 한편으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한동안 미뤄놨던 블로그도 다시 끄적이고, 내가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어플&웹사이트를 만들어서 실질적인 서비스도 운영해보고 싶다.
이미 만들고 싶은 것들을 리스트로 쫙 뽑아놨으니, 이제 부지런히 노동노동하면 된다.

학원 수료하는 김에 좀 쉴까 생각도 해봤는데, 뭔가 지금 멈추지 말고 계속 달려야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 외에도, 이 긍정적인 템포를 굳이 중간에 끊고 싶지 않다.
생각이 많아지고, 잡생각이 많아지면 불안감도 십중팔구 늘어날 것이 뻔하기 때문. 최소한, 지금까지의 경험상으론 그래왔기 때문에, 그냥 어느 정도 긴박감을 계속 유지하는 게 현재의 나에겐 더 나을 것 같다.

3월 11일 수료하기까지 react와 CS 방면을 공부하다가, 수료를 기점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마 국비 과정 초기에 생각해놨던 todolist 프로젝트를 하지 않을까 싶다.
웹사이트와 어플이 연동되는 todolist는 내가 나중에 한번 만들겠다고 계속 벼르고 있던 것 중에 하나다.
만들면서, 내가 평소에 생산성 어플들을 쓰면서 아쉬웠던 점들을 넣을 생각이다. 내가 쓰고 싶은 기능을 커스터마이징 한다고 보면 되겠다.
나 혼자만 쓰기에도 좀 아까우니, 겸사겸사 배포와 서비스도 할 예정이다, 흠흠.